'형님들' 빠지는 소형 트럭 시장…르노코리아·KAIST 뛰어든다

입력 2023-02-28 17:41   수정 2023-03-01 00:59

실용성과 저렴한 가격으로 소상공인에게 인기를 끌다 판매가 중단된 다마스·라보에 이어 포터·봉고의 단종설이 나오고 있다. 보닛이 없고 엔진룸이 운전석 밑에 있는 ‘캡오버’ 형태의 설계가 내년부터 적용되는 국토교통부의 안전규제를 맞추지 못할 것으로 예상되면서다. 정통 강호의 퇴장을 계기로 중국산 밴에 이어 르노코리아와 KAIST 교원창업기업 등이 대체 차종을 준비하면서 경·소형 트럭 시장에 ‘세대 교체’가 일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28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현대자동차는 포터를 대체할 소형 화물차를 구상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일각에서는 스타리아를 기반으로 한 새 소형 트럭이 내년 1분기에 나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현대차가 새로운 소형 화물차를 구상하는 건 국토부의 안전 규제 강화 때문이다. 약 30년 전에 만들어진 포터·봉고의 설계로는 새 국토부 기준을 충족하기 어렵다는 게 중론이다. 취약한 충돌안전성은 그동안 기존 국내 경형(0.5t급)·소형(1t급) 트럭의 최대 단점으로 꼽혀왔다. 소형 화물차의 사고 시 사망률(2016~2019년)은 1.92%로 승용차(0.8%)의 두 배가 넘는다. 이에 국토부는 안전기준을 대폭 강화한 제도를 올해부터 신규 모델에, 내년에는 기존 모델에 단계적으로 적용할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캡오버 차종에선 전방 충돌 시 운전자가 그대로 충격을 흡수할 수밖에 없다”며 “보닛이 있는 스타리아 기반의 화물차는 차체가 길어지면서 가격이 상승하고 민첩성은 떨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 예상대로 국토부 안전규제가 완전 적용되는 2027년까지 포터·봉고가 단종되면 한국GM의 다마스·라보(2021년 단종)에 이어 기존 경·소형 트럭 강자들이 일제히 퇴장하게 된다. 연 1만2000대 수준으로 팔리던 다마스·라보의 빈자리를 선점한 것은 중국산 밴이다. 대창모터스, EVKMC 등 국내 중소기업이 유통하는 다니고·마사다 등 중국 전기 밴이 최대 1100만원대 국고보조금을 앞세워 소상공인을 공략하고 있다. 보조금을 빼면 실구매가가 1600만원 수준인 마사다는 지난해 1500대 이상 팔린 것으로 전해졌다.

르노코리아도 시장에 뛰어들었다.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QM6를 화물용으로 개량한 ‘QM6 퀘스트’ 모델을 3월 내놓는다. 운전석과 조수석 뒤에 벽을 설치해 비즈니스용 수납이 가능한 모델이다.

스타트업도 대체 차종을 준비하고 있다. KAIST 교원창업기업인 퓨처EV가 대표적이다. 김경수 KAIST 기계공학과 교수가 창업한 퓨처EV는 KAIST가 지닌 특허를 대거 적용한 경형 전기트럭 F100을 연내 출시할 계획이다. 퓨처EV에 농기계로 유명한 대동모빌리티와 GS그룹이 투자해 각각 생산설비 구축과 유통을 맡기로 했다. 김 교수는 “KAIST와의 산학 협력으로 차량 제어·안전 기술뿐 아니라 배터리팩 기술도 확보하고 있다”며 “안전성 면에서 다른 중국산 차량과 단연 차별화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한신 기자 ph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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